2011. 5. 3. 10:39

치킨집에서

거의 1년만에 만나는 친구였다. 원래대로라면 강원도에서 상경한 녀석과 더불에 강남에서 만났어야겠으나, 강원도 녀석이 본인 표현으로 술에 "꼴아서" 약속장소에 나타나지 않은 덕분에 오붓하게 둘이서만 사당역 부근의 치킨집엘 들어갔었드랬다. 

메뉴를 고르고 500 두 잔을 함께 주문하는 내게, 종업원 아가씨가.... 신분증을 요구했다. ... 참고로 우리는 이미 서른을 넘겼다;
"......??"
친구와 서로 얼굴을 마주보고 우리는 깔깔대며 웃음을 터뜨렸다. 
"이런 식으로 영업하시는구나~?"
 친구가 가볍게 농담을 던졌으나, 그녀는....
꼼.짝.도. 하지 않았다; 

결국 지갑을 열어 신분증을 보여준 다음에서야 맥주를 주문할 수 있었다. 주민등록증에 적힌 출생년도를 보더니 머쓱해하며 카운터로 돌아간 그녀. 자신들끼리 대화를 나누고는 우리쪽을 흘깃 쳐다본 그녀의 동료가 던지는 말이 '개와 비슷할 정도로 예민하다는' 내 귓전에 전해졌다.
"야, 그렇게 단골이 만들고 싶었냐!" 

우리는 이미, 서른을 넘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