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5. 22. 09:19

[ELO]Midnight blue

 

 

 

I see the lonely road that leads so far away
I see the distant lights that left behind the day
But what I see is so much more than I can say
And I see you in midnight blue

I see you cryin′ now you′ve found a lot of pain
And what you′re searchin′ for can never be the same
But what′s the difference cos′ they say what′s in a name
And I see you in midnight blue

I will love you tonight
and I will stay by your side
lovin′ you, I′m feelin′ midnight blue

I see you standing there far out along the way
I want to touch you but the night becomes the day
I count the words that I am never gonna say
And I see you in midnight blue

I will love you tonight
and I will stay by your side
lovin′ you, I′m feelin′ midnight blue

I see you standing there far out along the way
I want to touch you but the night becomes the day
I count the words that I am never gonna say
And I see you in midnight blue

Can′t you feel the love that I′m offering you
Can′t you see how it′s meant to be
Can′t you hear the words that I′m saying to you
Can′t you believe like I believe

It′s only one and one it′s true
Still I see you in midnight blue
I see beautiful days and
I feel beautiful way midnight blue

I will love you tonight
and I will stay by your side
lovin′ you, I′m feelin′ midnight blue

I see you standing there far out along the way
I want to touch you but the night becomes the day
I count the words that I am never gonna say
And I see you in midnight blue

2014. 6. 9. 11:31

자, 그러면 내내 어여쁘소서.

새로 이사한 사무실 건물 블럭 끝에 커다란 광고판이 하나 붙어 있다. 그리고 거기에 저 말이 써 있다.

"자, 그러면 내내 어여쁘소서."

 

이상이 금홍에게 주었다는 저 시의 전문은 사실 무척이나 슬프다.

 

내가 그다지 사랑하던 그대여

내 한평생 그대를 잊을 수가 없소이다.

내 차례에 못 올 사랑인줄은 알면서도

나 혼자는 꾸준히 생각하리다

자 그러면 내내 어여쁘소서.

 

이상, <이런 시>, 전문.

 

슬픈 시, 그 마지막 행이 너무 마음에 와 닿아서 남자 친구에게 보내주고서는 한동안 잊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데이트를 마치고 내가 버스에 오르기 직전 그가 내 손을 잡고서는 손등에 입맞추며 말했다.

 

"자, 그러면 내내 어여쁘소서."

 

화끈 달아오른 볼로 버스를 탔다. 창밖에서 웃고 있는 그에게 손을 흔들며 가슴이 두근거렸다. 삼십 대 중반의 연인은 그 날 그렇게 주접을 떨었다.

 

 

 

 

며칠이 지나고 지난 토요일, 침대에서 뒹굴대며 라디오를 들었다. 그리고는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불쑥 저 이야기를 사연으로 보냈다. 잠시 후, 낭랑한 목소리로 아나운서 DJ가 이야기했다.

 

"음, 이번에는.... 하하, 청춘들 사연 소개해 드릴게요."

 

그러고서 그녀는 내가 보낸 문자를 그대로 읽어주고, 격조 높은 커플이라며 깔깔대고 한 차례 웃었다. 남자 친구과 함께 드시라고 커피 보내 드릴게요, 하고 말할 때 난 이미 남자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소리 높여 자랑질을 하고 있었지. 삼십 대 중반의 두 사람은, 자기들의 주접을 전국 방송에 내보내놓고 좋다고 낄낄댔다.

 

 

이렇게 또 하나 추억을 만들었다.

 

 

2013. 10. 29. 08:49

세상 가득 오직 그대뿐

나는 그대를 아끼고 신뢰하고 있어요. 아주 많이. 그래서 다짐하고 있어요. 당신한테 잘해야겠다고. 잘할거라고.

 

함께 걷는 발걸음이 나날이 가벼워지고 맞잡은 손에는 좀더 힘이 들어간다. 큰소리를 내는 법 없이, 심심하리만치 감정기복없는 목소리로 그가 전하는 고백들은 오히려 그래서 더 마음에 와서 닿는다.

 

언제 어떤 순간에든 나에게 그가 있다. 그래서 마음이 놓일 때가 있다.

그가 나에게 "당신은 현명한 사람"이라고 말하는 동안에는, 그가 자신의 주변 사람들에게 "내가 그동안 만났던 그 누구보다 현명하고 아름다운 여자"라고 말하는 동안에는, 정말로 현명하고 아름다운 사람이 되어야만 할 것 같다. 그런 사람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싱긋. 싱긋.

자꾸만 웃음이 비어져 나오는 날들.

2013. 10. 14. 11:02

일상은 소소하고 그대는 달달하고.

야근을 하고 집으로 돌아가던 그가 남긴 메시지에는 당혹함이 가득했다.

"너무 멀쩡하게 생긴 처자가 그야말로 대성통곡을 하며 걸어가고 있어."

"차였나부다."

"응, 정말로 그거 아니면 부모상을 생각하게 하는 통곡인걸."

"나 그거 종로에서 해봤는데. 그야말로 홍해를 경험함."

"실연?"

"아니, 그냥 슬퍼서. 괜히 우울해서. ㅋㅋㅋㅋ"

 

낄낄대며 털어놓고 나자 잠깐의 침묵이 흐르고, 그가 물어왔다.

"자기야, 자기 안에는 무엇이 있어?"

 

뻘쭘하기도 하고 민망하기도 해서

"자기에 대한 사랑?"

해 가며 웃어넘기려는 내게 그가 다시 물었다.

"그럼, 이제 그 괴물은 자리를 비웠겠네?"

 

나는 그의 문학적 감수성에 새삼 감탄했다. 옆에 있었으면 뽀뽀를 해주지 않고는 못 견딜 정도로 사랑스러운(!) 질문이었어.

 

 

 

함께 공원을 걷다가 꼭 누가 일부러 심은 것처럼 딱 한 줄기 뻗어나와 자라고 있는 들깨를 발견했다. 후두둑 흝어 그의 손바닥에 올려주며 '아직 좀 덜 익은 들깨.' 라고 설명했더니 신기해한다. '오오, 역시 부농의 따님.' 이라며.

 

언제나 일상은 이렇게 소소하고 나의 나이로비는 나날이 달달해진다.

싱긋.

2013. 10. 5. 01:17

감사

나이로비를 만나게 해주신 분 모시고 셋이서 저녁식사. 그리고 다시금 나이로비는 신기할 정도로 훌륭한 남자란걸 깨달았다.
2013. 9. 24. 10:42

좋은 습관

내가 가진 꽤 괜찮은 습성(?) 중 하나가 스스로 행복하다고 주문을 거는 행위다. 남들 눈에는 이게 허세 혹은 찌질함으로 비칠 수도 있다는 그닥 대단치 않은 위험 요소를 제거하고 나면 이건 내게 무척 큰 만족감을 주기 때문에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께도 적극 권장한다곤 한다.

 

이런 습성은 연애에도 정확히 발현되어서, 나의 모든 연애는 최소한 그 순간에만큼은 세상 누구도 부럽지 않은 달달하고 열렬한 것이 된다. 상대의 좋은 점을 더 열심히 찾고, 그가 내게 주는 마음을 원래보다 크게 받아들이고 뭐 그런 거지.

 

 

나이로비를 만나는 날들이 길어질 수록, 이건 참 괜찮은 습관이란 생각이 짙어진다. 어쩌면 나이를 먹고 있다는 뜻일 수도 있고 내가 그만큼 현명해지고 있다는 의미일 수도 있겠지. 후자였으면 좋겠는데.

 

 

 

오늘도, 목하 열해중, 연애전선 이상무.

2013. 8. 5. 09:01

Oh, my Jack!

뮤지컬 <잭 더 리퍼>의 8월 2일자 오후 8시 공연 초대권을 받아들고 내가 제일 처음 한 건 해당 공연의 캐스팅이 누구인가였다. 디큐브에서의 공연인 것으로 미루어 이른바 "큰 공연"이리라는 예상은 있었지만 주연 배우가 트리플도 쿼드도 아닌 7명이나 캐스팅되어 있는 걸 보고 좀.... 그랬어.

 

 

공연정보에 나타난 당일 캐스팅에 김법래 배우가 있었다. 그러고 나니 다른 캐스팅이 무의미해졌다. 시놉시스도 다른 배우도 알아보지 않고 나는 그렇게 공연장에 들어섰다.

 

 

 

 

 

<잭 더 리퍼>(이하 잭)의 가장 큰 매력은 역시 무대 연출이다. 회전 무대가 갖고 있는 부잡스러움과 거기서 오는 집중력 분산의 문제를 완전히 탈피한 연출은 한시도 무대에서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힘을 가졌다. 큰 공연이 대체로 그렇듯 앙상블은 훌륭하고, 2일 공연에서 다니엘을 맡은 2AM의 창민은 '의외의' 호연으로 기대감 없이 자리한 나 같은 관객을 기쁘게 해주었다. 하지만 그 날 공연에는 역시 법래씨가 있었다-_-*

 

살이 조금 붙기는 했지만 여전한 초저음의 목소리만으로도 섹시하기 이를 데 없는 김법래는 단지 무대에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아우라가 느껴질 정도였다. 커튼콜 순간에 수많은 뮤덕들은 그에게 기립박수를 보냈으며 그가 무대에 나타날 때마다 내가 너무 좋아하는 바람에 나이로비가 공연이 끝나고 나오는 길 본인도 중저음을 내보겠다며 씩씩댔다는 후문.

 

디큐브의 음향 시설이 생각보다 좀 후져서 실망했으며, 앤더슨 역을 맡은 박성환 배우의 가사 전달력이 다소 아쉽기는 했지만 공연 자체는 매우 만족스러웠다. 순환구조로 연결되는 극의 흐름도 좋았고.

 

 

....신성우 잭 보고싶다!!! 엉엉....ㅠㅠ (하지만 신성우 잭엔 김법래 먼로가 좋겠어.. -_-*)

 

 

 

2013. 7. 31. 08:22

미적지근

누가 봐도 초스피드로 사랑에 빠지고 그만큼 싫증도 빨리 느끼는 인간형.

연애를 할 때마다 연애를 처음 하는 것처럼 유난을 떨고, 에 또....

그러니까 대체로 내 연애는 불처럼 활활 타오르다가 물 끼얹은 것처럼 훅 꺼지는 편.

그리고 그러다가 나이로비를 만났습니다.

 

 

 

 

 

 

는 일종의 전환점인가.

 

 

 

 

 

 

 

이 연애는 아주 미적지근해서 부담스럽지도 걱정되지도 않다는 장점을 가진 반면, 너무 미적지근해서 가끔 헷갈릴 때도 있다.

 

 

 

 

 

 

하지만 사람이 가진 체온은 36.5도, 미적지근한 온도니까..... 나쁘지 않네.  라고 합리화.

2013. 7. 30. 08:44

지켜줄게

그 한 마디의 달콤함에 스르르 녹아내려서 다시 잠들었다.

 

 

 

 

역시 조련당하고 있는거지-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