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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같다면 - 감정의 찌꺼기에 속지 말자.
hanaholic
2011. 3. 9. 15:59
어떤 약속도 없는 그런 날엔 너만 혼자 집에 있을때
넌 옛 생각이 나는지 그럴땐 어떡하는지
넌 옛 생각이 나는지 그럴땐 어떡하는지
또 우울한 어떤날 음~비마저 내리고
늘 우리가 듣던 노래가 라디오에서 나오면
나처럼 울고 싶은지 왜 자꾸만 후회되는지
나의 잘못했던 일과 너의 따뜻한 마음만 더 생각나
나의 잘못했던 일과 너의 따뜻한 마음만 더 생각나
너의 방안을 정리하다가 내 사진이 혹시 나오면
넌 그냥 찢고마는지 한참을 바라보는지
또 우울한 어떤날 음~비마저 내리고
늘 우리가 듣던 노래가 라디오에서 나오면
나처럼 울고 싶은지 왜 자꾸만 후회되는지
나의 잘못했던 일과 너의 따뜻한 마음만 더 생각나
나의 잘못했던 일과 너의 따뜻한 마음만 더 생각나
그대여 나와 같다면 내 마음과 똑같다면 그냥 나에게 오면 돼
널 위해 비워둔 내맘 그 자리로
널 위해 비워둔 내맘 그 자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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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곡인 박상태의 나와 같다면이 무척 부드럽고 아련한 느낌을 주는 데 반해 김장훈의 리메이크는 가수 특유의 허스키한 목소리에 어우러져서 비장하고 처절한.... 이게 중요한 건 아니고. 어쨌든 사실 난 원곡을 선호하지만 널리 알려진 것이 리메이크곡이고 하니.... 일단 위에 가서 재생 버튼 꾹 누지르고.
이별하고 나면 일부러라도 바쁘게 지내는 게 좋다는 건 널리 알려진 공식이다. 그 사람이 있었던 자리를 뭔가 다른 일들로 채워나가지 않으면 그리움과 외로움에 허덕이게 될 테니 맞는 말이기는 한데, 그게 그렇게 자기 마음대로 될 것 같으면 세상 살기 힘들다는 말이 왜 나왔.....(이건 아닌 것 같네.)
불과 한 달 전, 보름 전, 일주일 전, 어쩌면 바로 어제까지만 해도 아침에 일어나면, 밥을 먹고 나면, 회사에서 상사한테 까이면, 집에서 동생과 싸우면, 뭐 이런 저런 일상을 마주쳤을 때 연락해서 주절주절 이야기를 늘어놓을 그 사람이 내 옆에 있었다.
그런데 오늘 갑자기 그 사람은 내 곁에서 사라졌고, 내게 남은 건 알람과 시계 기능 이외에 이제는 비디오 플레이어로 사용 가능한 핸드폰과 약속 없는 기나긴 주말, 그리고 빌어먹을 비와 함께 라디오에서 흘러 나오는 그 사람이 좋아하던 노래라면...?
죽으라는 소리지 -_-)/
잉여력 돋는 건 기본으로 깔고 찌질 게이지가 위험 수위를 넘어설 것이며 시나리오 작가로 대성할 수 있을 법한 소설 쓰기가 머리 속에서 펼쳐지리라.
그리고는 다시 찌질의 향연이 시작되는 거다.
전화를 할까 말까, 문자를 보낼까 말까, 찾아갈까. 지금 어쩌고 있을까. 내가 그리울까, 울고 싶을까. 기타 등등 기타 등등 기타 등등.
어쩌면 그 사람도 당신을 생각하고 있을지 모른다. 그게 좋은 쪽인지 아닌지를 알 수 없다는 것이 당신의 비극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 사람의 감정은 물론이고 그 사람을 그리는 지금 당신의 감정도 예전에 서로 사랑할 때 느꼈던 반짝이고 아름답기 이를 데 없는 매끈한 그것이 아니라 그런 감정들이 전부 폭풍처럼 지나가 버린 후 마음에 남은 찌꺼기라는 점이다.
지금 당장은 그 감정의 찌꺼기에 홀랑 속아 넘어가서 그가, 혹은 그녀가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그 사람이 돌아오기만 한다면 다시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고 정말 있는 힘껏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사랑하겠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그건 그냥 꿈이고, 환상이다.
당신은 그 사람을 위해 그 사람의 자리를 비워둔 것이 아니라 그 사람과의 사이에서 주고 받았던 감정의 찌꺼기를 남겨두었을 뿐이다. 그 찌꺼기를 몰아내라. 그리고 정말 당신 마음에 자리를 만들어라. 이미 지난 사람이 아니라, 새로 찾아올 더 아름다운 사람을 위한 자리를.